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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용후기] 한 해를 돌아보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등록일 21.12.31
글쓴이 김정은 조회 49

이병언 대표님, 그리고 매니저님, 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두 번이나 서촌 게스트하우스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한 김정은입니다. 한 번은 동료 작가들과 공동기획한 상영전을 위해 거실을 빌렸었고, 또 한 번은 아르떼 아트프리즘에 참여하여 대문옆 ‘난방’을 온라인 미술워크숍의 아지트로 한 달 넘게 사용했었지요. 두 분의 배려로 좋은 추억을 남기며 매우 순조롭게 계획한 바를 잘 이룰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물어가는 한 해를 돌아보며 올해가 어땠는지 생각해보니 제 마음이 꽃밭입니다. 제가 두 분을 처음 뵙게 된 때가 5월이었고, 10월 중순에서야 모든 일이 마무리 되었지요. 그때까지 마당에 피어있던 꽃들, 특히 제가 자꾸 무심코 밟는데도 계속 피어나던 채송화가 생각납니다. 9월 말이 되었을 무렵인가요, 매니저님이 가을 화초들을 사오셔서 마당에 가지런히 심어두셨던 때가 기억납니다. 그 가지런함을 보며 느꼈던 점이 서촌 게스트하우스에 처음 들어섰을 때 받았던 느낌과 같았습니다. 어릴 때 빨래를 대충 널고 있는 저를 보시고는, 작은 일이라도 정성껏 해야 한다시던 아버지의 말씀을 떠올리며 줄 맞춰 앉아있는 화초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저는 처음 두 분을 뵐 당시에도 바이러스 때문에 문득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모임을 즐겨하는 성격이 아닌데도 자유롭게 사람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적응하기가 여전히 쉽지 않았습니다. 세상은 변하니 어떻게든 그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며 살아야 함을 알지만, 익숙하지 않은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는 마음을 추스를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정든 풍경과 나름대로 작별하는 의식을 치르고 낯선 세상으로 나갈 용기를 낼 계기를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그런 저에게 두 분의 오랜 집은 얼마나 포근했던가요. 마당은 얼마나 정다웠던가요. 그 마당의 나무와 꽃들은 얼마나 싱그러웠던가요. 나눠주신 음식은 얼마나 맛있었던가요. 그리고 두 분은 얼마나 다정하셨던가요. 두 분의 집은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지 못하는 저에게, 네가 그리워하는 것들은 항상 여기 있을 테니 안심하고 다녀오라고, 힘들면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다고 말해주는 듯했습니다. 두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그 충분한 다독임 속에서 마침내 용기를 얻어 앞으로의 시간들도 꿋꿋하게 살아내 보겠다는 결심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한 해의 끝에 마음이 꽃밭인 또 다른 이유입니다. 

‘난방’을 온라인 미술워크숍의 아지트로 사용했을 때는, 머무는 사람이 날마다 달라서 방역에 신경쓰시느라 다른 투숙객을 받으셨을 때보다 훨씬 힘드셨으리라 짐작됩니다. 불안한 시기에 번거로운 일들을 굳이 맡지 않아도 되셨을 형편인데도 예술에 대한 애정으로 공간을 허락해 주셨지요. 두고두고 그 고마움을 잊지 못할 겁니다.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시면서 훌륭한 분들도 많이 만나 보셨고, 두 분 역시 남부럽잖은 이력을 가지셨으면서도 매번 저의 일에 감탄해 주시면서 격려를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말씀 한 마디도 살펴 하셨지요. 그 겸손함도 마음에 담고 살아가겠습니다. 

진작 글을 남기고 싶었으나 글쓰기를 힘들어하여 망설이다가 이제서야 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안전하고 즐겁게 지내고 계신지 자주 궁금할 겁니다. 그럼, 2022년에도 복 많이 받으시기를 기원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안녕히 계세요.

김정은 드림 


추신: 제가 밟은 채송화가 다시 꽃을 활짝 피웠을 때 찍은 사진을 첨부합니다.



다시 핀 채송화.jpeg


이병언 (2022.03.16 12:12)
저희 서촌게스트하우스를 뜻있는 공간으로 이용하셔서 감사합니다. 행사 중에 이곳을 방문한 손님들과 저희도 흥미롭게 영상물을 관람하거나 행사를 볼 수 있었습니다. 공간 관리와 방역 등 여러 과찬의 말씀에 쑥스럽지만 더 잘하라는 응원으로 알겠습니다. 따듯하고 정성스런 글에 진심으로 사의를 표합니다. 새해에도 멋진 예술 활동 펼쳐나가시길 응원하며~~~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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