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마당에 심은 박 모종이 자라 이웃집 담을 타고 넘어가며 무성한 넝쿨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깊어가는 가을, 여기저기 감쪽같이 튼실한 박덩이를 감춰놓았습니다. 처마 밑에도 덜렁, 계단에도 덜퍼덕... 아침에 본 하얀 박꽃 아래도 번쩍.